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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과 다음 목표] 실업 5개월 차에 드는 생각과 다음 단계 (실업 급여, 워킹홀리데이, 취업, 과정을 즐기는 법)

by 스파이디웹 2025.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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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드는 생각을 정리할 겸 하나의 이정표를 만들고 가려고 합니다.

원체 많은 생각이 드는데, 나름 정리도 할 겸 목록으로 구조화 시켜서 얘기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 현 상황과 드는 생각들
    • 취업 준비
    • 워킹 홀리데이(경력 단절과 한국 사회의 인식)
    • 실업 급여
    • 과정을 즐기는 법(생각이 너무 많다)
  • 다음 목표

1. 현 상황과 드는 생각들

이전 직장으로부터 경영난에 의한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되고 난 이후로 벌써 5개월이 지났습니다.

처음 1~2달은 원하던 여행도 많이 다니며, 여러 친구들과 약속을 잡고 하고 싶었던 모든 것들을 해 나갔습니다.

스키도 타러 가고, 해외여행과 독서를 했고, 부족했던 기술 공부들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넘어진김에 오래 넘어져 있자는 생각으로 실업급여도 받는 입장이다보니, 급할게 없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저 또한 한국 사회에서 길들여져서 인지, 비단 한국 사회뿐만의 문제라고 생각되지는 않지만 3개월 쯤 지나니 마음이 조금씩 급해진 것 같습니다. 분명 언젠가는 길게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함과 동시에 막상 판을 깔아놓으니 제대로 못노는 딱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1) 취업 준비

그 쯔음부터 이력서도 수정할 겸 이번 기회에 직장도 업그레이드 할겸 나에 대한 도전을 또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이력서를 수정해가며 규모가 큰 기업들에 한 두개씩 넣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현재까지의 결과는 50~60개를 넣어서 서류 합격률이 5개정도로 10퍼 정도의 서류합격과 면접의 기회가 있었습니다. 상향 지원 위주로 하였고 실제로도 정말 취업이 힘든 시기라고도 하고, 개발자의 인력이 점점 줄어드는 상황이라 하더라도 사실 조금 충격이었습니다. 2년전 정도만 해도, 심지어 현재보다도 적은 경력과 연차였음에도 불구하고 19개를 넣어서 10개가 붙을 정도였는데, 취업시장의 칼바람을 몸소 맞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서류와 면접을 보면서 들은 느낌은 정말 이 지원자가 우리 회사의 핏과 맞지 않으면 "차라리 뽑질 않고 채용공고를 계속 올려두겠다"에 가까운 것 같았습니다. 기술적인 핏이든, 경험이나 그들 회사의 기준에 맞지 않으면 예전이면 허용 됐을 법한 것들도 현재는 얄짤 없이 불합격을 통보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기술적으로도 제가 부족함을 한참 느낀 것 같았습니다. 제 이력서에 나열한 내용은 이미 규모있는 회사에서는 "다 구축되어 있는 것들인데 더 새로운 경험없어?"의 느낌도 받았고, 제 경력은 이제 정말 신입이나 중고 신입이 아닌 경력으로써 데이터파이프라인을 구축할 때의 장단점과 본인의 생각 그리고 논리를 구술했어야 하는 말그대로 경력의 능력을 증명해야 했습니다. 그러한 면접을 거듭하면서 더 학습해야 될 포인트들도 분명히 생겼습니다. 하지만 저는 대체로 면접을 보고나면 "잘 봤다"라고 생각이 들었던 적이 많았습니다. 불합격에는 정말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잘 봤다고 생각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불합격을 받은 것이면 더 잘한 사람이 있었겠구나, 그 만큼 현재 취업시장이 치열하구나, 그리고 나보다 더 열심히하고 경력도 많은 사람이 지원을 했을 수도 있겠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현재도 계속 서류를 제출하고 있고, 이력서를 수정하며, 계속 더 나아지기 위한 도전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2) 워킹 홀리데이와 해외 취업

차선책으로 영어 공부를 제대로 하려고 했습니다. 이유는 해외의 다양한 문화도 경험해보고 싶고, 해외살이는 어떨까 싶으며, 한국어만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취업기회의 폭 보다는 영어를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기업의 범위가 넓어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현재 한국에 있는 한정된 기업이 아닌 외국의 영어를 사용하는 기업에 지원해볼 수 있는 기회도 생길 것이고, 여차하면 한국에 돌아와서 외국계 기업들도 도전해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직 여전히 젊은 나이라 생각이 들고(워킹홀리데이 막차가 가능한), 넘어진 김에 지금 아니면 언제 또 기회가 있을까 라는 생각에 도전을 하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잘 안됐습니다. 여러가지 이유(변명과 핑계)도 있고 생각도 들었습니다.

  1. 당시에 오래 사귄 여자친구가 있었습니다.
  2. 여러 정보들을 알아보니, 해외의 개발자에 대한 수요 또한 줄어들고 있었다.
    • 과장을 좀 보탰겠지만, 호주에서는 신입 한명을 뽑는데 1,000명이 지원했다고 한 곳도 있었습니다.(영주권자, 시민권자를 포함한 영어를 잘하는 친구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는)
    • 싱가포르같은 경우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채용공고 자체에 시민권자 영주권자 우대를 적어두기도 하고, 서류의 합격률 자체가 해당 지역에 현재 살고 있는지, 전화번호또한 싱가포르 전화번호를 갖고 있는지와 같은 부분이 크게 좌우하기도 하고 외국에서 싱가포르로 일하러 온 링크드인 친구들을 다수 친구추가하여 원하는 질문을을 물어본 결과 8개월째 일을 구하고 있다와 같은 답변도 들었었습니다. 그곳의 물가를 비교해봤을 때 한달 월세가 최소 300만원이 넘어가므로 초기에 쉐어하우스는 필수가 됐으며, 큰 자본만큼 큰 결심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 독일,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모두 본인의 지역에 있는 사람들을 최우선적으로 채용하고 있었으며, 채용에 대한 응답자체가 굉장히 느린 경우도 존재했습니다. 물론 공고 또한 영어만 사용하는 외국인 보다 각 나라의 언어를 사용할 줄 아는 지원자를 선호하기도 했습니다.
  3. 실업 급여
    • 아래에 자세히 또 언급을 해두긴 했지만, 해외에서의 부정수급을 막기 위한 제약사항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 그나마 제가 받고 있는 동앗줄인데, 이 모든 안정성을 포기할 만큼 제가 자신이 없었고, 용기도 안나서 바로 도전에 실행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4. 경력 단절에 대한 두려움
    • 모든 것을 포기하고 농장 및 공장 일을 하며 정말 영어와 그쪽의 문화를 경험하러 가기에는 저도 원하지 않았습니다.
      갖고 있던 것을 포기하고 처음부터 시작한 다는 것은 정말 큰 용기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예전의 것을 되찾지 못할 것 같다는 그 두려움 또한 도전을 망설이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 경력을 가지신 분들께 넌지시 여쭤봤습니다. "경력 공백기 동안 한 1년~에서 몇년 간 해외 어학연수나 취업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대부분의 답변은 이러했습니다. "관련된 경력을 쌓고 온 것이 아니면 부정적으로 보인다.", "그리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 자본주의적인 입장에서 봤을 때는 같은 지원자가 있으면 한 우물만 파는 사람이 당연히 대우 받는게 맞고 나도 그렇다고 생각은 하지만, 이런 사회 분위기가 조금 미웠습니다.

사실 1년이든 2년이든 제 인생에 있어서 해외 연수를 가고 다른 일을 한다 할 지 언정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머리로는 알고 있는데, 가슴으로는 그렇지 못한 정말 전형적인 한국사회에서 자라온 경쟁,경쟁,경쟁을 외치며 살아오는 것에 습관이 베여서 마음이 편치 못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직도 어떤 결정을 내려서 어떻게 나아갈지 모르겠습니다.


3) 실업 급여

저는 구조조정 대상이다 보니 실업 급여를 받습니다. 되게 도움이 많이 되기도 하지만, 이 제도로 인해 해외에서의 도전은 더욱 고민하게 된 것 같습니다. 해외에서 취직을 희망하더라도, 직접 업장을 방문해 면접을 봤다는 증명과 같은 서류도 필요하고 그런것이 없으면 해외에서는 원칙적으로 문자든 실업급여 사이트 접속이든 전부 불가했습니다. 심지어 바로 취업을 하는 것이 아닌 어학연수를 몇개월 동안 한다거나, 단순 여행이라도 정해진 시점에 재취업 증명을 하지 않으면 수당을 받을 수 없는 제도였습니다. 물론 부정수급 방지를 위해서 이렇게 제한하는게 당연하다는 생각은 들지만, 제가 도전해볼 용기가 없던 탓인지, 가지고 있던 주식의 참담한 패배와 성과를 내지 못한 채 흐르는 이 시간이 제 자신감을 떨어트렸을 지도 모릅니다. 새로운 도전을 할 때 어느 한 것을 버리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생각은 머리로는 되지만, 이 마음으로는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모든 걸 다 챙기고 다 잘하고 싶은 이 욕심이 아직도 컨트롤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4) 과정을 즐기는 법

요즈음은 이런 생각이 듭니다. 게임도 너무 쉽게 이기면 시시하고, 연애에도 썸에서부터 밀당이란 것이 존재하며, 어떤 일이든 간에 너무 쉽게 얻거나 도달 해버리면 쉽게 질려버리고 큰 감사를 못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스포츠 경기나 드라마도 기승전결이 있고 그 과정이 아름다워서 사람들이 재밌게 즐기는 것이지, 단순히 문제와 결말만 있다면 아무도 관람하지 않을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습니다. 다들 마음은 그렇지 못하고 해피엔딩 만을 바라보며 달리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정작 해피엔딩이면 더 이상 즐길 것이 남아 있지 않았음을 압니다. 다들 과열된 경쟁으로 결과만 외치다 보니 우리가 과정을 즐기는 법을 못 배운 것일지도 모릅니다. 저 또한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현재에도 최선을 다 해야되는데, 즐기지 못하고 괴로워 하는 것을 보니 한참 모자른 것 같습니다. 요즈음은 그래서 이렇게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나는 이전에 못해본 경험을 하려고 도전하고 있는 것이고 그게 어떤 방향이든 간에 실패도 맛보고 성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순간들이다. 연애로 가기 전에 썸에서 설레여 하는 것 처럼 과정이 사실 정말 재밌는 것이며, 제가 하는 행동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저 자신을 칭찬해 주려고 합니다.


2. 다음 목표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사람인지라 실패가 거듭되니 약간 자신감도 떨어지기도 했고(무너질 정도는 아니지만), 이 길이 맞나 라는 생각도 여러 번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미리 한번 넘어져보니, 다음에도 넘어질 때는 충격이 덜 할 것 같습니다.

우선 너무 먼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당장 보이는 것에 집중하며, 부족한 부분들을 채우고,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그리고 근 시일내에 이룰 수 있는 목표들을 향해 또 달려가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당장은 가장 잘하고, 좋아하는 데이터 엔지니어 업무를 이어 나가는 것과 항상 공부하고 잘하고 싶었던 영어 공부를 위주로 나아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저는 너무 다 잘하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과정을 즐기는 것 만큼이나 선택과 집중으로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집중할 것은 집중하는 그런 선택도 저에게 필요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저는 이 말을 되게 좋아합니다. 강한 육체에서 강한 정신이 나온다. 기다림이 반복되는 이 시간속에 운동이라도 습관적으로 그리고 더욱 열심히하려고 합니다. 몸이 나약해지면 자신감도 사라지고 우울해 질것을 알기에, 운동만큼은 저 자신을 위해서 꼭 습관을 지키려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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